우원아, 글 잘 읽었고, 고맙다.
정강욱
작성일
00-10-23 21:57 15,3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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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우원아! 정말 반갑구나. 더군다나 나의 글을 읽고 이렇게 의견까지 보내주니 너무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동안 나 스스로도 약간 악이 받쳤다고하면 할수 있었고
너무 우리만의 생각만을 주장한것 같아 부끄러운 맘까지 드는구나.
그래도 학고 동기들의 모임말고 내가 어디서 이런얘기 할수 있겠니?
너의 의견은 너무나도 고마운 말들이고, 의사로서 우리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그런 말들이었다.
너의 글에 대한 나의 개인적(물론 의사라는 굴레를 완전히 벗어날수야 없지만,
의업,의학에 관한 어느정도 전문가라는 입장도 있겠지) 의견을 한번 적어봤다.
나는 기본적으로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무슨직업이든지 존경받거나, 천대받는 것은 그 구성원에 의하여 결정되어 진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면 존경받게 되는 것이고, 다른 목적을 추구하게 되면 천대받기 쉽상이지.
--> 백번 천번 지당한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상당수의 의사들이 잊고 있던 부분중에 하나다.
그러나 어느 집단도 모든 구성원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 나 스스로도 돈만 밝히는 몇몇
개업가의 의사를 경멸한다. 돈 밝히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럼으로써 생기는 문제가 더 크겠지.
그러나 한편에서는 묵묵히 연구실에서, 병원에서 환자를 위해 일하는 의사들도 얼마든지 많다.
아니 내가 아는 의사들은 그런 사람이 더 많다. 기본적으로 의사는 환자 앞에서는 마음 약해진다.
아무리 미워할만한 환자가 와도 아픈사람 앞에서는 약해지는게 의사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환자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뿐이다. 솔직히 약사들이 환자의 고통이 어떠니 저떠니, 의사가
파업하면 자기들이 의사처방없이 약을 지어주겠다는 식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병은 모르고, 환자의 증상 몇가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이거든. 약사얘기는 이만하지뭐. (혹시 가족중에 약사 있니? ^-^)
요즘 의료계는 가장 기본적인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버린것 같아 안타깝단다. 그 무슨 이유로도 의사 집단폐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합당한 목적을 위해 투쟁하더라도 폐업이란 집단행동은 국민들로 하여금 의사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 의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 잘 지적해줬다. 내부적 의견 충돌이 가장 많은 부분도 이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지금 당장의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만약 현행의 잘못된 의약
분업(물론 의약 분업만 고치자고 의사들이 이런건 아니고, 제반 의료계의 여러문제에 대해 고쳐나가
자는 의견들이 있다.) 과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때의 피해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다. 잘못된 제도하에서 받게될 환자들의 피해는 무형,유형으로 엄청난 것이고, 그러한 과정을 의사
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동안 이런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는데 게을리한 과거를 반성하고, 지
금이라도 바로잡아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한때 대통령과도 대화했고, 여아영수회담 결과를 보면서
파업을 중단한적도 있다. 그러나 그후 정부는 계속 언론플레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단체 앞장세
워 의사집단을 파렴치 집단으로 몰아세울뿐 협상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능력도 없고 뭐
가 문제인지 조차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몇차례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고 재파업의 가능성도 타진했
으나 정부는 변함이 없었다. 그후 젊은 전공의가 중심이 되어 차라리 의사 안하겠다는 마음으로
재파업을 하게 된것이다. 사실 나는 의사라는 직업에 상당히 만족하였던 사람중에 하나였고
다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역시 의사를 선택할거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정말 의사된게 후회스럽고
다시는 의사란 직업 안 택할거다. 환자에 대한 진료거부는 우리의 마지막 몸부림이고, 의사 때려치우
겠다는 심정으로 하고 있는거다. 의사 안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정말 하기 싫다. 내 심정
도 마찬가지이고 일선 의사들과 전공의들의 마음은 더더욱 절실한 것이다. 그리고 '아니 의사가 그럴
수가!','히포크라테스 선언한 사람들이 어쩌면 저럴수가','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 어쩌고' 등
등 이런말은 자신은 행동하지않고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 정말 책임있는 말은 아니
라고 생각한다. 의사도 하나의 직업인이고, 경제활동 개체의 하나다. 현대사회 그것도 자본이 지배하
는(이런 말에 거부감이 생길수도 있으나, 의사도 땅디디고 사는 사람이지, 뜬구름 잡는 사람들 아니
다.) 사회에서 그 무수한 요소들은 모두 배제하고, 의사의 양심만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무책
임한 말 그 자체뿐인 것이다. 차라리 의사들이 양심껏 진료하고, 인술이라는 꿈(?)을 펼수 있게 사회
제도나 기반을 닦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건 의사만의 문제를 떠나 우리사회 어느 분야에
서나 필요한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왜곡되고, 전문인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는 사회는 이미 사
회로서의 존재가치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지나가는 말로 잠시 얘기 했지만,
어떤 제도나 시스템이 어느 집단이나 개인의 행동양식과 나아가 도덕, 양심 등의 요소도 지배할 수 있
다고 생각한다(전적으로 그런것은 아니지만 ). 올바른 제도냐 잘못된 제도냐에 따라 그 사회 구성원
의 행동양식과 사고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다. 가까이는 잘못된 교육정책이 지금의
교육계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고, 사는 얘들은 모두 외국으로 다 빠져나가고,.... 의료계 또한 잘못된
정책으로 의료는 왜곡되고, 수가 낮은 의료보험으로 3시간 대기 3분 친찰, 보험 삭감 안 당할려고 비
보험 검사 남발하니 결국 피해는 환자한테 가지 어딜가, 하루 환자 2-300백명 진료, 의사와 국민의 신
뢰는 사라지고 등등. 기반도 없이 북한보다 늦어서는 안된다는 걸로 의료보험 시행한 후 지금 우리 의
료계는 망가질대로 다 망가져있는 것이다. 의사 모자란다고 의대 증설하고 보니 함량미달의 의사만
대량배출하고, 의사를 장삿군으로 내모는 꼴나고, 사회주의식의 의료제도 하에서 누가 노력해서 진료
하고 좋은 약, 좋은 수술 기구 쓰겠는가?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데. 열심히 일해도 내꺼 안되는데 일
은 왜 하나? 손해보면서 좋은 기구, 시설 들일 사람 어디 있는가? 그런데 의사한테만 생명의 소중함
이니 인술이니 하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의사들이 성인이 아닌바에야 양심 도덕으로 목만
졸라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모든 공무원은 황희정승처럼 초가삼간에서 사는가?
양심, 도덕을 강요받아야 할 사람은 오히려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일하는 환경과 사회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일 것이다. 의사 한두명의 비양심보다 이들의 비양심,도덕불감, 게다가 무지는 더더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잘못이 있으면 더더욱 심판 받아야한다.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인 의사가 얼마나 우리사회를 위해 책임있는 일을 했는지 먼저 묻고 싶단다.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중 책임(의무)을 다하고 권한을 누리는 계층은 없지. 그것이 우리 사회의 통염처럼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의사의 책임은 무엇일까? 세금을 현실적으로 내고 있을까? 의료service의 향상을 위해서 재투자 했을까? 의사 개인의 실력(오진방지)을 위해서 계속적으로 공부하고 있었을까? 이런 작은 책임에서부터 내가 모르는 대명제까지 의료계가 과연 국민을 위해서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나는 대한민국의 의사로서, 의사들이 지도층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솔직히 한번도 없다.
(이런 생각이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다고 꼬집을 수도 있겠지만, 의사로서 또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이 더 큼을 말한것 뿐이다.)
단지 양심껏 환자를 위해 열심히 진료하고 연구하는 것이 사명이고 나의 책무라고 생각할 뿐이다.
기존 의사들이 우리 사회에 무관심 했던 건 반성해야 할 점이다. 그리고 현 의료계의 모든 문제들도
더욱 일찍 제기하고 고쳐나가려고 했다면 이렇게 까지는 안됐을거란 내부적인 질타도 많다.
약사들이 임의로 환자들한테 약 집어줘도 아무 말 안한 과거는 분명 의사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부분이다. 각설하고, 의사의 책임에 관해 말했는데, 나는 단연코 이렇게 얘기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이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현재와 같은 선진국 수준의 의료(시설 같은 것 말고, 의사의 진료나 수술 능력을 말함)를 갖춘것은 실로 기적에 가깝고, 이것은 순전히 의사들의 공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기초의학, 연구, 신약개발 등등은 돈이 없이는 어찌할수 없는 부분들이라서
선진국과 격차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의사들의 진료 수준은 선진국 어디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는 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미국가서 비싼돈 주고 치료받는 사람들 뭘 잘 몰라서 그런거다.
그리고 나로서는 이해 안된다. (물론 특수한 분야의 치료법 같은 게 있을 수 있겠지만)
안과만 봐도 미국서 하는 수술 다 할 수 있고, 어떤 분야는 더 잘하는 분야도 많다. 단지 차이라면
자본이 뒷받침 안되니까 세계적인 논문의 수가 적다는 것이지. 그러나 이나마의 노력도 이런식으로
전문지식이 짓밟히는 사회에서는 더 지속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의사의 직능적인 차원에서는
우리나라 의사를 크게 비난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 얘기는 할 말이 더 있으나 그만하고.
그런 의무을 지금까지 성실하고 수행했다면 지금의 사태에 모든국민은 의료계의 손을 들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의사들에게 많은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집단폐업이라는 극약 처방을 쓴것은 참으로 이런 계층의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인가 의구심이 생긴단다. 책임은 뒤로한 체 기득권만을 누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단다.
-->위에서의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네.
대부분의 의사들은 지금까지 의사로서 책임을 어느정도는 했다고 생각하고,(물론 만족못할 부분도 많겠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이해못해주는 것은 의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삐뚤어진 언론의 역할도 컸다. 의사하면 도둑놈 뭐 이런식의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온 언론이 많았고
이런건 너두 잘 알겠지만, 사회 다른 분야에서는 오죽했을까 한다.
작은 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행동을 취하다 보니 이런 무리한 사태가 이루어진 것 같은데,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의약분업의 세세한 내용은 모른단다. 단지 멀리서 보이는 모습을 간단히 적었다.
아무쪼록 의료계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쌓아온 명성과 존경을 이번 사태로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며, 국민,의사,약사가 모두가 win할수 있는 방향으로 결말이 나면 좋겠다. 그리고 의료계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수 있는 구성원이 되기를 바란다.
군복무 열심히 하고(거의 마지막 이지) 좋은 직장을 얻기 바란다.
---> 이번일로 정부, 언론, 시민단체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배웠다면, 이로써 그동안 우리의 수고는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의사들이 잘못된 의료시스템하에서 고치려는 노력보다는 적당히 내 밥벌이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하고 안일한 생각으로부터 조금씩 깨어난 계기가 된것 같아 한편 다행스럽기도 하다.
의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제대로된 의약분업이며, 의사가 양심과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랄 뿐이다. 우리는 10여년 넘게 배운 지식을 비전문가로부터 간섭받고 싶지않고, 그렇게 밖에 안될 우리의 현실에 정말 숨이 막힐정도로 답답한 것이다. 차라리 의사면허증 찢어버리고 지난 14년의 노력 모두 꿈속으로 버리고, 새출발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더러운 이 나라 떠나 모든걸 잊고 살고 싶을 뿐이다. 내 자식만은 적어도 이런 나라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 솔직한 나의 심정은 환자고 뭐고 다 잊고,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 나라만 떠나면 뭐라도 할 수 있을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의대가는 것은 미친 짓이고, 그나마 배운 사람이 갈 길은 아닌 것같다.
너의 의견 다시 고맙게 생각하고,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또 얘기 나누자.
감기조심해라.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동안 나 스스로도 약간 악이 받쳤다고하면 할수 있었고
너무 우리만의 생각만을 주장한것 같아 부끄러운 맘까지 드는구나.
그래도 학고 동기들의 모임말고 내가 어디서 이런얘기 할수 있겠니?
너의 의견은 너무나도 고마운 말들이고, 의사로서 우리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그런 말들이었다.
너의 글에 대한 나의 개인적(물론 의사라는 굴레를 완전히 벗어날수야 없지만,
의업,의학에 관한 어느정도 전문가라는 입장도 있겠지) 의견을 한번 적어봤다.
나는 기본적으로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무슨직업이든지 존경받거나, 천대받는 것은 그 구성원에 의하여 결정되어 진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면 존경받게 되는 것이고, 다른 목적을 추구하게 되면 천대받기 쉽상이지.
--> 백번 천번 지당한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상당수의 의사들이 잊고 있던 부분중에 하나다.
그러나 어느 집단도 모든 구성원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 나 스스로도 돈만 밝히는 몇몇
개업가의 의사를 경멸한다. 돈 밝히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럼으로써 생기는 문제가 더 크겠지.
그러나 한편에서는 묵묵히 연구실에서, 병원에서 환자를 위해 일하는 의사들도 얼마든지 많다.
아니 내가 아는 의사들은 그런 사람이 더 많다. 기본적으로 의사는 환자 앞에서는 마음 약해진다.
아무리 미워할만한 환자가 와도 아픈사람 앞에서는 약해지는게 의사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환자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뿐이다. 솔직히 약사들이 환자의 고통이 어떠니 저떠니, 의사가
파업하면 자기들이 의사처방없이 약을 지어주겠다는 식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병은 모르고, 환자의 증상 몇가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이거든. 약사얘기는 이만하지뭐. (혹시 가족중에 약사 있니? ^-^)
요즘 의료계는 가장 기본적인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버린것 같아 안타깝단다. 그 무슨 이유로도 의사 집단폐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합당한 목적을 위해 투쟁하더라도 폐업이란 집단행동은 국민들로 하여금 의사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 의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 잘 지적해줬다. 내부적 의견 충돌이 가장 많은 부분도 이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지금 당장의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만약 현행의 잘못된 의약
분업(물론 의약 분업만 고치자고 의사들이 이런건 아니고, 제반 의료계의 여러문제에 대해 고쳐나가
자는 의견들이 있다.) 과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때의 피해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다. 잘못된 제도하에서 받게될 환자들의 피해는 무형,유형으로 엄청난 것이고, 그러한 과정을 의사
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동안 이런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는데 게을리한 과거를 반성하고, 지
금이라도 바로잡아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한때 대통령과도 대화했고, 여아영수회담 결과를 보면서
파업을 중단한적도 있다. 그러나 그후 정부는 계속 언론플레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단체 앞장세
워 의사집단을 파렴치 집단으로 몰아세울뿐 협상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능력도 없고 뭐
가 문제인지 조차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몇차례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고 재파업의 가능성도 타진했
으나 정부는 변함이 없었다. 그후 젊은 전공의가 중심이 되어 차라리 의사 안하겠다는 마음으로
재파업을 하게 된것이다. 사실 나는 의사라는 직업에 상당히 만족하였던 사람중에 하나였고
다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역시 의사를 선택할거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정말 의사된게 후회스럽고
다시는 의사란 직업 안 택할거다. 환자에 대한 진료거부는 우리의 마지막 몸부림이고, 의사 때려치우
겠다는 심정으로 하고 있는거다. 의사 안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정말 하기 싫다. 내 심정
도 마찬가지이고 일선 의사들과 전공의들의 마음은 더더욱 절실한 것이다. 그리고 '아니 의사가 그럴
수가!','히포크라테스 선언한 사람들이 어쩌면 저럴수가','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 어쩌고' 등
등 이런말은 자신은 행동하지않고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 정말 책임있는 말은 아니
라고 생각한다. 의사도 하나의 직업인이고, 경제활동 개체의 하나다. 현대사회 그것도 자본이 지배하
는(이런 말에 거부감이 생길수도 있으나, 의사도 땅디디고 사는 사람이지, 뜬구름 잡는 사람들 아니
다.) 사회에서 그 무수한 요소들은 모두 배제하고, 의사의 양심만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무책
임한 말 그 자체뿐인 것이다. 차라리 의사들이 양심껏 진료하고, 인술이라는 꿈(?)을 펼수 있게 사회
제도나 기반을 닦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건 의사만의 문제를 떠나 우리사회 어느 분야에
서나 필요한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왜곡되고, 전문인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는 사회는 이미 사
회로서의 존재가치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지나가는 말로 잠시 얘기 했지만,
어떤 제도나 시스템이 어느 집단이나 개인의 행동양식과 나아가 도덕, 양심 등의 요소도 지배할 수 있
다고 생각한다(전적으로 그런것은 아니지만 ). 올바른 제도냐 잘못된 제도냐에 따라 그 사회 구성원
의 행동양식과 사고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다. 가까이는 잘못된 교육정책이 지금의
교육계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고, 사는 얘들은 모두 외국으로 다 빠져나가고,.... 의료계 또한 잘못된
정책으로 의료는 왜곡되고, 수가 낮은 의료보험으로 3시간 대기 3분 친찰, 보험 삭감 안 당할려고 비
보험 검사 남발하니 결국 피해는 환자한테 가지 어딜가, 하루 환자 2-300백명 진료, 의사와 국민의 신
뢰는 사라지고 등등. 기반도 없이 북한보다 늦어서는 안된다는 걸로 의료보험 시행한 후 지금 우리 의
료계는 망가질대로 다 망가져있는 것이다. 의사 모자란다고 의대 증설하고 보니 함량미달의 의사만
대량배출하고, 의사를 장삿군으로 내모는 꼴나고, 사회주의식의 의료제도 하에서 누가 노력해서 진료
하고 좋은 약, 좋은 수술 기구 쓰겠는가?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데. 열심히 일해도 내꺼 안되는데 일
은 왜 하나? 손해보면서 좋은 기구, 시설 들일 사람 어디 있는가? 그런데 의사한테만 생명의 소중함
이니 인술이니 하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의사들이 성인이 아닌바에야 양심 도덕으로 목만
졸라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모든 공무원은 황희정승처럼 초가삼간에서 사는가?
양심, 도덕을 강요받아야 할 사람은 오히려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일하는 환경과 사회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일 것이다. 의사 한두명의 비양심보다 이들의 비양심,도덕불감, 게다가 무지는 더더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잘못이 있으면 더더욱 심판 받아야한다.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인 의사가 얼마나 우리사회를 위해 책임있는 일을 했는지 먼저 묻고 싶단다.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중 책임(의무)을 다하고 권한을 누리는 계층은 없지. 그것이 우리 사회의 통염처럼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의사의 책임은 무엇일까? 세금을 현실적으로 내고 있을까? 의료service의 향상을 위해서 재투자 했을까? 의사 개인의 실력(오진방지)을 위해서 계속적으로 공부하고 있었을까? 이런 작은 책임에서부터 내가 모르는 대명제까지 의료계가 과연 국민을 위해서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나는 대한민국의 의사로서, 의사들이 지도층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솔직히 한번도 없다.
(이런 생각이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다고 꼬집을 수도 있겠지만, 의사로서 또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이 더 큼을 말한것 뿐이다.)
단지 양심껏 환자를 위해 열심히 진료하고 연구하는 것이 사명이고 나의 책무라고 생각할 뿐이다.
기존 의사들이 우리 사회에 무관심 했던 건 반성해야 할 점이다. 그리고 현 의료계의 모든 문제들도
더욱 일찍 제기하고 고쳐나가려고 했다면 이렇게 까지는 안됐을거란 내부적인 질타도 많다.
약사들이 임의로 환자들한테 약 집어줘도 아무 말 안한 과거는 분명 의사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부분이다. 각설하고, 의사의 책임에 관해 말했는데, 나는 단연코 이렇게 얘기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이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현재와 같은 선진국 수준의 의료(시설 같은 것 말고, 의사의 진료나 수술 능력을 말함)를 갖춘것은 실로 기적에 가깝고, 이것은 순전히 의사들의 공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기초의학, 연구, 신약개발 등등은 돈이 없이는 어찌할수 없는 부분들이라서
선진국과 격차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의사들의 진료 수준은 선진국 어디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는 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미국가서 비싼돈 주고 치료받는 사람들 뭘 잘 몰라서 그런거다.
그리고 나로서는 이해 안된다. (물론 특수한 분야의 치료법 같은 게 있을 수 있겠지만)
안과만 봐도 미국서 하는 수술 다 할 수 있고, 어떤 분야는 더 잘하는 분야도 많다. 단지 차이라면
자본이 뒷받침 안되니까 세계적인 논문의 수가 적다는 것이지. 그러나 이나마의 노력도 이런식으로
전문지식이 짓밟히는 사회에서는 더 지속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의사의 직능적인 차원에서는
우리나라 의사를 크게 비난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 얘기는 할 말이 더 있으나 그만하고.
그런 의무을 지금까지 성실하고 수행했다면 지금의 사태에 모든국민은 의료계의 손을 들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의사들에게 많은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집단폐업이라는 극약 처방을 쓴것은 참으로 이런 계층의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인가 의구심이 생긴단다. 책임은 뒤로한 체 기득권만을 누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단다.
-->위에서의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네.
대부분의 의사들은 지금까지 의사로서 책임을 어느정도는 했다고 생각하고,(물론 만족못할 부분도 많겠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이해못해주는 것은 의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삐뚤어진 언론의 역할도 컸다. 의사하면 도둑놈 뭐 이런식의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온 언론이 많았고
이런건 너두 잘 알겠지만, 사회 다른 분야에서는 오죽했을까 한다.
작은 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행동을 취하다 보니 이런 무리한 사태가 이루어진 것 같은데,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의약분업의 세세한 내용은 모른단다. 단지 멀리서 보이는 모습을 간단히 적었다.
아무쪼록 의료계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쌓아온 명성과 존경을 이번 사태로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며, 국민,의사,약사가 모두가 win할수 있는 방향으로 결말이 나면 좋겠다. 그리고 의료계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수 있는 구성원이 되기를 바란다.
군복무 열심히 하고(거의 마지막 이지) 좋은 직장을 얻기 바란다.
---> 이번일로 정부, 언론, 시민단체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배웠다면, 이로써 그동안 우리의 수고는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의사들이 잘못된 의료시스템하에서 고치려는 노력보다는 적당히 내 밥벌이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하고 안일한 생각으로부터 조금씩 깨어난 계기가 된것 같아 한편 다행스럽기도 하다.
의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제대로된 의약분업이며, 의사가 양심과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랄 뿐이다. 우리는 10여년 넘게 배운 지식을 비전문가로부터 간섭받고 싶지않고, 그렇게 밖에 안될 우리의 현실에 정말 숨이 막힐정도로 답답한 것이다. 차라리 의사면허증 찢어버리고 지난 14년의 노력 모두 꿈속으로 버리고, 새출발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더러운 이 나라 떠나 모든걸 잊고 살고 싶을 뿐이다. 내 자식만은 적어도 이런 나라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 솔직한 나의 심정은 환자고 뭐고 다 잊고,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 나라만 떠나면 뭐라도 할 수 있을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의대가는 것은 미친 짓이고, 그나마 배운 사람이 갈 길은 아닌 것같다.
너의 의견 다시 고맙게 생각하고,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또 얘기 나누자.
감기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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